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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오픈AI 영업비밀 소송전, 오픈AI가 문자메시지까지 공개하며 반격한 이유

애플이 지난 7월 오픈AI와 전직 직원 탕 탄, 창 리우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오픈AI가 8월 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애플의 사전 통보 주장에 오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이메일과, 창 리우가 오히려 전직 동료들의 요청으로 파일 정리를 도왔다는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함께 공개됐다. 이번 공방은 시리-제미나이 결별과 오픈AI의 하드웨어 진출 야심이 맞물리며 AI 업계 전반의 인재 전쟁 이슈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코딩하는 상인 편집부·· 읽기 6공식 출처 확인됨

오픈AI가 애플을 상대로 정면 승부수를 던졌다. 8월 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Apple is getting this wrong'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애플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 원문은 물론 전직 직원의 개인 문자메시지까지 통째로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지난 7월 10일 애플이 "영업비밀을 훔쳤다"며 오픈AI와 전직 직원 두 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응이다.

단순한 보도자료 수준의 해명이 아니다. 오픈AI는 애플의 소장 자체를 두고 부주의하고 공격적이며 이상하리만치 개인적인 소송이라고 규정했고, 애플이 소장에서 밝힌 사전 통보 정황에 허점이 있었다는 걸 이메일 캡처로 입증하려 했다. 동시에 소송의 핵심 피고인 창 리우와 탕 탄을 적극적으로 감쌌다. 두 회사의 공방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자료가 정말 오픈AI에만 유리한 것인지 하나씩 짚어본다.

사건의 발단: 애플이 오픈AI를 고소한 이유

애플은 지난 7월 10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오픈AI 파운데이션과 오픈AI 그룹 PBC, 오픈AI의 하드웨어 자회사 아이오 프로덕츠(io Product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함께 이름을 올린 개인 피고는 두 명이다. 전직 애플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 창 리우, 그리고 아이폰·애플워치 제품 디자인을 총괄했던 전직 애플 부사장 탕 탄이다. 죄목은 영업비밀 침해와 계약 위반이다.

소장에 따르면 창 리우는 애플에서 8년 넘게 근무하다 올해 1월 퇴사했는데, 반납하지 않은 애플 지급 노트북과 인증 시스템의 취약점을 이용해 퇴사 후에도 애플 내부망에 접속했고, 미공개 제품 정보와 기술 사양이 담긴 수백 페이지 분량의 기밀 문서를 내려받았다는 것이 애플 측 주장이다. 탕 탄에 대한 의혹은 더 구체적이다. 애플에 남아있던 직원들이 오픈AI 면접을 보러 갈 때 실제 부품을 챙겨오게 지시해 이른바 '쇼앤텔' 방식으로 정보를 얻었고, 협력업체 정보를 개인 메일로 빼돌렸으며, 퇴사자가 보안 절차를 피해가는 방법이 담긴 애플 내부 문서를 신입사원들에게 미리 배포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오픈AI에 몸담고 있는 전직 애플 직원이 400명이 넘는다는 수치를 근거로 이것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패턴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근거로 예비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까지 함께 신청했다. 소송 직후 오픈AI 대변인은 "우리는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다"는 짧은 입장만 냈고, 7월 14일에는 "애플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원론적 반응을 추가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3주 만에 훨씬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이번 8월 3일 게시물이다.

오픈AI의 첫 반박 카드: "통보받은 적 없다"

애플은 소장에서 지난 2월 오픈AI에 이 문제를 통보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가 가장 먼저, 가장 세게 반박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오픈AI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애플의 외부 로펌인 와일 고셜 앤 맨지스(Weil, Gotshal & Manges)의 파트너 변호사 가브리엘 그로스는 2월 23일 오픈AI 법률고문 체 창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 체 창은 소송의 피고인 창 리우와는 다른 인물로, 오픈AI의 사내 법무를 총괄하는 임원이다. 문제는 이 서한이 원래 다른 전직 애플 직원 앞으로 가야 할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그로스 변호사는 성이 비슷한 두 사람을 착각해 메일을 잘못 보냈고, 심지어 체 창과 통화한 적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까지 남겼다. 체 창은 곧바로 애플 사내 법무팀에 "이런 사람과 통화한 적이 없다"는 항의 메일을 보냈고, 애플 측도 나흘 뒤 이것이 착오였음을 인정했다.

오픈AI가 강조하는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애플이 지금 소송에서 문제 삼은 구체적 혐의는 그 시점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 둘째, 오히려 애플 측 변호사가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후 5개월간 아무 연락이 없다가 7월 10일 곧바로 소송이 접수됐다는 게 오픈AI의 설명이다. 예비 금지명령을 받아내려면 통상 신청 기업이 얼마나 시급하고 성실하게 사전 대응했는지가 함께 판단되기 때문에, "통보했는데 무시당했다"는 서사가 흔들리면 금지명령 신청 자체의 설득력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창 리우의 문자메시지, 정말 오픈AI에만 유리할까

오픈AI가 이번에 공개한 자료 중 가장 논쟁적인 건 창 리우의 개인 아이메시지 대화다. 창 리우의 애플 마지막 근무일인 1월 22일부터 3월 초까지, 그가 애플에 남아있던 전 동료와 나눈 대화가 시간 순으로 상당 분량 공개됐다. 오픈AI의 의도는 명확하다. 창 리우가 애플 정보를 몰래 빼돌린 게 아니라, 퇴사 후 애플 직원들이 먼저 연락해 파일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그림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실제로 대화 초반부는 애플 직원이 에어드롭으로 파일을 옮기는 걸 창 리우가 도와주는 모습으로 읽힌다.

다만 이 대화록을 곧이곧대로 오픈AI에만 유리한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대화는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고 2월 중순과 3월 초까지 이어지는데, 그 안에는 제품 일정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와 회로 설계 자료의 위치 안내, 애플 내부 문서 보관함 경로 같은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3월 5일자 단체 대화방에서는 한 애플 직원이 상황이 이례적이니 자신을 대화방에서 빼달라고 요청하는 장면도 나온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와는 별개로, 퇴사한 지 한 달, 두 달이 지난 시점까지 애플의 미공개 제품과 관련된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 자체는 애플이 주장하는 '잔존 접근권' 문제 이상의 해석 여지를 남긴다. "이건 애플의 허술한 보안 관리 탓"이라는 오픈AI의 주장이 통하려면, 결국 대화의 구체적 정황과 의도까지 법정에서 따로 다퉈질 가능성이 크다.

탕 탄과 아이오 프로덕츠, 두 회사가 틀어진 진짜 배경

탕 탄은 이번 소송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인물이다. 24년 넘게 애플에 몸담으며 아이폰과 애플워치 제품 디자인을 총괄한 부사장 출신으로, 2023년 조니 아이브와 함께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를 공동 창업했다. 오픈AI는 2025년 이 아이오를 약 65억 달러에 인수했고, 탕 탄은 현재 오픈AI의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ief Hardware Officer)를 맡고 있다. 오픈AI가 이번 반박문에서 그를 "회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인물"이라고 감싼 것도 조직 내 위상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이 소송을 단순한 인력 유출 시비로만 보면 그림이 반쪽만 보인다. 애플과 오픈AI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삐걱대고 있었다. 2024년 두 회사는 시리에 챗GPT를 탑재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정작 올해 6월 애플이 공개한 차세대 시리는 오픈AI가 아닌 구글 제미나이 기반으로 확정됐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이 파트너십이 틀어진 과정을 두고 애플을 상대로 별도의 법적 조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픈AI가 아이오 인수 이후 스마트폰(2028년 출시설이 제기된 바 있다)과 홈팟 형태의 스피커 등 애플의 안방인 하드웨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전직 임원들이 대거 넘어간 경쟁사가 하필 자사의 핵심 사업 영역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사실이, 애플이 이 소송에 유독 날 선 태도로 임하게 만든 배경일 가능성이 크다.

이 소송이 AI 업계에 던지는 질문

이번 사건을 두 회사의 감정싸움으로만 읽으면 곤란하다. 캘리포니아는 경업금지조항이 사실상 무효인 지역이라, 빅테크와 AI 기업이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법적 수단이 영업비밀보호법이다. 오픈AI, 메타, 구글, 애플 사이의 인재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금, 이번 소송의 결과는 퇴사한 직원에게 회사 시스템 접근 권한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오간 대화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양측 모두 법정보다 블로그와 언론을 통한 여론전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41쪽짜리 소장에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정황을 촘촘하게 나열했고, 오픈AI는 이번에 원본 이메일과 아이메시지 캡처를 통째로 공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사건은 아직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예비 금지명령 인용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양측이 공개한 자료 중 어느 쪽도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다음 국면은 법원이 애플의 금지명령 신청을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본안 소송의 증거개시 절차에서 무엇이 추가로 드러나는지에 달려 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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